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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정우용 상장사協 전무 "표준감사시간 등...新외감법, 기업특성 반영 돼야"


정우용 한국상장사협회 전무. 사진= 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이동희 기자] "현행 '표준감사시간제도'는 업종과 규모별로 각기 다른 기업들의 특성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 지금이라도 외감법 시행령을 개정해 현재 표준감사시간을 결정하는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법 등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전무는 1일 인포스탁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회계정보가 생산되는 과정은 기업과 업종별로 매우 달라 표준감사시간의 산출 근거가 빈약할 수 밖에 없는 데, 감사인들은 무리한 감사보수만 요구하고 있어 기업들의 불만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표준감사시간제도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새 외부감사법(외감법)의 핵심 내용으로, 당초 충분한 감사 시간을 확보해 회계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업종별 특성에 맞지 않는 산출방식으로 감사비용 부담만 커져 기업들의 부담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정 전무의 생각이다.

연중 상시감사제 도입과 관련해선 "기업과 감사인 사이에 연중 효율적인 사전 의견교류가 이뤄져 기업들이 회계 이슈에 상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다만 그는 "외부감사인들이 이를 악용해 감사시간은 부풀리면서, 감사품질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가 적지 않다"면서 "그렇게 되면 기업의 부담만 늘어나고, 금융당국의 정책 목표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무는 "현행 제도 하에서 합리적인 방안은 감사의견에 변형이 있을 만큼의 중요한 사항인 경우, 감사보고서일 이전에 기업과 감사인이 충분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함으로써 감사의견에 대한 의견 차이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우용 전무와의 인터뷰 전문.

Q. 新외감법 시행에 따라 회계비용은 물론 감사시간도 늘어 기업들의 부담이 크다.

A. 회계정보가 생산되는 과정은 기업과 업종별로 매우 다르다. 그러나 현행 표준감사시간에는 이러한 특성들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아 그 산출 근거가 빈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외부감사인들이 감사시간 산출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다수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감사시간이 어떻게 산출됐는지는 설명하지도 못하면서 감사보수는 무리하게 올리는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계속될 우려가 크다. 지금이라도 외감법 시행령을 개정해 현재 표준감사시간을 결정하는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법 등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금융당국은 '상시감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또 다른 규제를 들고 나온다.

A. 저희 상장협도 연중 상시감사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기업과 감사인 사이에 연중 효율적인 사전 의견교류가 이루어져 기업들이 회계 이슈에 상시 대응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외부감사인들이 이를 악용해 감사시간은 부풀리면서 감사품질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가 적지 않다. 그렇게 되면 기업의 부담만 늘어나고, 금융당국의 정책 목표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현행 제도 하에서 합리적인 방안은 감사의견에 변형이 있을 만큼의 중요한 사항인 경우, 감사보고서일 이전에 기업과 감사인이 충분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함으로써 감사의견에 대한 의견 차이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라고 본다.

Q. 올해 초 국민연금공단의 반대 의결권 행사를 두고 경영진 견제에만 쏠려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상황을 보면 협의회가 지적한대로 연기금 운용 관련해 우려될 정도다.

A. 국민연금공단이 지금까지 보인 의결권 행사 방향도 문제지만, 앞으로가 더 큰 걱정이다. 지난 달 말, 금융위원회가 금융연구원 조사를 바탕으로 ‘5%룰 공시완화’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발표된 5%룰 공시완화의 주요 쟁점은 사외이사 추천, 위법행위 이사진 해임청구, 공개서한 발표와 같은 주주권 행사를 경영권에 대한 중대한 영향력 행사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그대로 통과된다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현재보다 훨씬 완화된 공시만으로 보다 적극적인 경영 관여가 가능하게 된다. 담당 연구원도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중대한 영향력’과 ‘지배의 변경’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공적 연금 운영에서 정부 개입 수준이 가장 높다고 한다. 국민연금 등이 주주의 단기이익보다는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잠재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Q. 최근 발족한 의결권자문위원회(지배구조위원회)가 업계에서 상당히 주목받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자문을 한다는 점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은데, 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지금보다 더 규모가 커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A. 많은 분들이 이번 ‘지배구조자문위원회’ 출범에 대해, 주주측면의 의결권 자문기관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기업측면의 의결권 자문기관이 탄생했다고 평가해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자문위는 위원장이신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를 포함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두루 갖춘 각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기업 입장에서 의안을 분석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문위원회가 독립성,공정성,객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기관투자자에 대한 의결권 자문서비스를 목표로 하며, 그 다음으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의안설계 및 주주대응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배당확대 등 단기 성과위주의 주주권 행사 경향을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 제고를 우선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Q. 금융당국은 그동안 슈퍼주총시즌이라는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주총 시기 이전을 독려(인센티브 제공 등)하고 있다. 그러나 주총시기 이전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A. 주총이 3월말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실무상 이유가 있다. 상법상 주주명부 폐쇄기간은 3개월을 넘을 수 없다. 12월 결산법인은 3월내에 주총을 끝내야 하는 것. 그런데 실무적으로 기준일 설정 후 주주명부를 작성하는데 약 3주, 통지서 인쇄 및 발송 등에 1주, 그리고 소집통지와 주총 개최하는 데까지 4주해서 통상 8주가 소요된다.

그 외에도 외부감사일정 확보, 이사회 준비, 주주제안 내용 정리 등 기업들은 3월말까지 주총을 끝내기 위해 시간에 쫓기고 있다. 따라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더라도 주총시기를 옮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금융위와 법무부가 공동으로 주총 내실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내실화 방안에는 명부폐쇄기간을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 소집통지서에 사업보고서 첨부, 주총 소집통지를 현행 주총일 2주에서 4주로 확대하는 등 오히려 주총 준비에 필요한 기간을 줄였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新외감법에 따라 감사기간이 많이 늘어난 것까지 고려해 보면, 실무자들이 과연 주총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Q.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이 전자투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거래소에서도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는 등 상당히 독려하고 있는데도,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이유는 뭐라고 보나.

A. 전자투표가 주총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많은 기업들이 도입했을 것이다. 전자투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전자투표 행사율(주식수 기준)은 ’16년 1.4%, ’17년 2.1%, ’18년 3.4%임. 이러한 결과들은 전자투표가 실제 주총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주주들이 주총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의결권 행사 방법이 불편하기 때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주총에 참여하는 것은 주주의 의무가 아니라 권리임. 그러나 단기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한 대부분의 주주들은 주가만 높다면 굳이 주총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현상을 학자들은 ‘합리적 무관심’이라고 표현함. 따져보니 주총에 참여하지 않아도 손해 볼 것이 별로 없다는 것. 이러한 투자인식과 문화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투표 도입만으로는 주총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Q. 상장사들이 경영권 방어수단에 대한 요구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들었다. 차등의결권 부여와 적대적M&A 방어를 위한 포이즌필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는데.

A. 차등의결권 도입 논의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우선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불리한 경영환경에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기업들이 적대적 M&A에 노출될 경우, 투기펀드 등 공격자들은 다양한 무기를 갖고 있는 반면, 수비하는 기업들에게는 방어수단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선진 주요국들이 자국 기업에게 차등의결권, 포이즌-필 등 효과적인 방어수단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적대적 M&A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방어수단이 없을 경우 헤지펀드 등의 불필요한 경영간섭에 시달리고, 무리한 배당요구 등 기업이 피해를 입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인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차등의결권은 현재 상장되어 있는 회사들은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차등권의결권이 제도적으로 도입되더라도, 회사가 이를 활용하려면 현재 발행주식을 모두 소각해 다시 상장하거나, 현재 유통 중인 주식과 차등의결권이 있는 신주 사이의 가치 차이를 평가해서 추가 상장해야 하는데 양자 모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차등의결권은 벤처기업에 한정해서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은 불리한 상황에서 상장기업들은 어떻게 적대적 M&A에 대응할 수 있을까. 포이즌필 도입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법무부도 이미 2008년에 포이즌필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Q. 법인세 인하도 뜨거운 감자다. 특히 중소기업의 요청이 많은 것 알려졌는데

A. 국내외 경제환경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 계속되는 실적 부진과 함께 지난해 적용된 최고 법인세율(22%→25%)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18년 법인세율 인상을 적용받는 기업들의 세금 부담이 당초 정부 추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법인세 최고 세율 적용 범위를 지금보다 더 확대하려 하고 있어 기업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경기 진작을 위해 법인세를 낮추고 있는 것과 상당히 대비되는 정책이다.

앞으로도 실적 부진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등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의 투자 위축과 고용 부진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들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수 있도록 법인세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다.

Q. 상장사들이 정부나 정치권에 대한 요구와 관련해 위에서 제시한 것 외에도 어떤 것들이 있는지.

A. 지금까지 말씀드린 주총 활성화를 위한 상법상 3% 의결권 제한 제도 폐지, 출석주식수를 기준으로 하는 주총 결의요건 개선, 신주인수권제도 등 적대적 M&A 방어수단 도입, 표준감사시간 산정 시 금융위의 승인절차 신설 외에도 본회에서는 상장회사들의 자금조달 원활화를 위한 소액공모 조달금액 확대,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상장회사 공시제도 개선, 장기투자자를 위한 혜택 도입, 기업승계관련 책임경영 유도 등을 국회와 주무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Q. 상장협에서 운영하는 실무상담(Q&A)에 대한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온다.

A.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인터넷이나 유선을 통해 ‘즉답’을 받을 수 있다는 점. 현장에서는 늘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바로 정답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만족도가 높을 수 없을 것이다.

둘째는 심리적 부담이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실무자들이 법무부, 금융위 등 규제당국에 직접 문의하는 것은 심리적인 부담이 존재한다. 그러나 상장협은 감독기관이 아닌 ‘서포터즈’ 입장에서 상장회사 실무자들과 상담하기에 부담감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풍부한 상담사례를 기반으로 한 전문성을 들고 싶다.  위 두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이 없다면 상담서비스 자체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상장협에서는 실무상담실 개설 이래 매년 1만 건 이상의 상담을 통해 다양한 사례와 FAQ를 체계적으로 구축⋅관리해 오고 있다.

이에 근거한 높은 전문성에 회원사들이 매우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도 이러한 본회의 상담 역량을 활용해 전문 ICT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Q. 관련해서 상장협만의 교육 프로그램에는 무엇이 있는가.

A. 코스피 상장회사에게 꼭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직무와 수준에 맞게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선 증권시장의 공시역량 강화를 위해 공시책임자 및 공시담당자를 위한 입문 교육부터 실무과정 및 전문가 인증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기업투명성 제고를 위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내부감사 기능을 보다 고도화하기 위해 민간자격증 과정 뿐만아니라 내부통제를 포함한 다양한 감사업무 실무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이외에도 회계업무 책임자 및 담당자를 위한 실무과정, 재무업무 담당자를 위한 실무과정, 법무업무 담당자를 위한 실무과정 등 상장회사 실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종합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