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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게임 체인저로 다시 등장한 마이크로 소프트, GAFA 시대 저무나

[인포스탁데일리=우기훈 논설전문위원] 지난 금요일(미국시간 11월 30일), 애플은 마이크로 소프트에 시가 총액 1위 자리를 내 주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시가 총액은 8510억 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애플의 8470억 달러를 앞선 것이다.  

애플은 지난 2013년 8월 1일 이래 단 이틀만 빼놓고 미국증시의 시가총액 1위를 지켜왔다. 그 두 번은 2016년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에 1위를 자리를 잠시 내어 준 것이다.

이번 경우는 IT 플랫폼(Platform)의 지배 그룹인 GAFA, 즉 구글(Google), 애플(Apple),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이  아닌  1990년대 PC의 강자인 마이크로 소프트가 1위를 탈환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미국증시는 FAANG이라는 이니셜로 표시되는 미국의 기술주가 주도하여 왔다. FAANG은 페이스북(Facebook),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를 포함하고 있는데, 지난 11월 29일자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 기업지수는 고점대비 2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에서 넷플릭스를 제외한 4개 기업은 IT 플랫폼기업으로 GAFA라고 불리며 혁신기업의 대명사로 불려 왔다.  
 
1990년대 기술혁신과 성장의 심볼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인텔(Intel), 시스코(Cisco) 그리고 델(Dell)이였다. 이들은 2000년초 닷컴 버블이 터지기 전까지는 '기술 혁신의 포 호스맨(Four Horsemen of Tech)'으로 불리면서 모든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했던 기업이었다.

그러나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닷컴기업들의 붕괴를 겪으면서 4명의 기사는 ”모든 사람이 싫어하고 싶은 기업(the stocks everyone loves to hate)”이란 평가도 감수해야 했다. 2000년대 들어서 GAFA라는불리는 새로운 혁신 호스맨들이 등장하여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이끌어 왔다.

이 기업들은 강력한 기저(基底)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플랫폼(Business Platform)을 만들어 인접 사업 영역을 빠르게 잠식해 그들만의 생태계를 만들고 확장해가고 있다.

이들은 개방전략, 번들링 전략(Bundling)과 네트웍 효과(Network Effect)등 새로운 개념의 시장 전략을 구사해 급속 성장을 이루며 플랫폼 제국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영역을 포괄하는 아성을 쌓았다.

2016년을 기준으로 이들 4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우리나라 상장사 시가 총액의 60%에 달하였고 연간 매출은 덴마크의 1년간 GDP와 비교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최근 “GAFA천하”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우선 각국 정부차원의 시장지배력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11월 초 일본정부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IT 플랫폼 사업자들의 시장지배력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시기에 반독점 해위에 대해 미국의 거대 IT 기업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을 검토해 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한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조세협회 연차 총회에서는 GAFA에 대한 과세문제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시장에서도 이들의 주가는 최근 들어 급락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고점대비 20% 가량 하락한 것으로 보도됐다. 특히 애플 주가는 11월 중 20% 가까이 하락해 연초 수준인 170달러 대로 떨어졌다.

이와 같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아이폰(iPhone) 실적의 부진으로 분석되고 있는 데,  애플 전체 매출액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의 출하량이 20~30% 줄어들었다는 보도도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반면  마이크로 소프트의 주가는 연초 85.95달러에서 11월말 기준으로 110.19달러를 기록함으로써 30%에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마이크로 소프트의 선전은 마이크로 소프트 최고경영자(CEO)인 사티아 나델라(Satya Narayana Nadella)의 역할이 컸다고 전해진다.

2014년에 스티브 발머(Steve Balmer)가 실적부진으로 물러나고 마이크로 소프트의 최고경영자가 나델라는 회사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

그는 종래 OS운영기반 사업모델을 플랫폼 운영영역으로 확장함으로써 이른바 Game Changer(시장 혁신가)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델라는 취임 후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에 집중해 마이크로 소프트 매출의 가장 큰 부문으로 성장시켰다. 그가 CEO로 취임한 4년 반 동안 주가는 3배 가량 올랐고 11월 한달 동안 약 7%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포보스(Forbes)지는 만약 마이크로 소프트의 호조가 지속된다면 “성공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를 깨는 희귀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공기업의 딜레마”는 고객 욕구에 집착하는 성공기업은 역설적으로 시장을 잃어간다는 하버드대 크리스텐슨(Christensen)의 이론이다.

말하자면 2000초 시가총액 1위였던 마이크로 소프트가 다시 금년 5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을 추월하고 11월에는 시가 총액 1위를 재탈환함으로써 1990년대의 최강자가 다시 등장하는 많지 않은 사례가 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마이크로 소프트의 부활이 지속될 것인지 그리고 GAFA의 성장이 어디까지인지를 지켜보는 것은 투자자들과 학술 연구자들에게 많은 통찰력을 줄 것이다. 혁신자의 몸이 무거워지면 몸 가볍고 변화에 부담없는 새로운 혁신자가 나타난다는 선험적 진리가 유효한지를 보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다.  

우기훈 논설전문위원 kihoon.woo@gmail.com